박제가의 사상과 열정이 집약된 대표적인 저술은 북학의였어요. 이 책은 당시 조선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국가의 부강과 민생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실학 사상의 결정체였어요. 그는 이 책에서 소비가 생산을 자극한다는 이른바 샘물 이론을 제시하며, 절약만을 미덕으로 삼던 기존의 경제관을 비판했어요. 대신 적절한 소비와 원활한 유통이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어요. 또한 수레와 배를 활용한 물류 체계의 개선과 국제 무역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등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이고 체계적인 경제 논리를 펼쳤어요.
박제가는 학문과 사상뿐 아니라 그림과 글씨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어요. 그의 예술 세계는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는 간결하고 대담한 필치를 통해 문인화가 지닌 고결한 정신을 드러냈어요. 동시에 그 속에는 현실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 의식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희망이 담겨 있었어요. 그의 글은 당시 유행하던 격식적이고 관념적인 문체에서 벗어나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는 소품체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었어요. 이는 박지원 등과의 교류 속에서 형성된 북학파 문학의 독특한 성격을 잘 드러내 주었어요.
박제가는 신분의 한계 앞에서 좌절하기보다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조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끈질기게 모색했어요. 그가 남긴 기록들은 낡은 질서와 관습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열고자 했던 치열한 고민의 결과였어요. 비록 그의 급진적인 개혁안들이 당시 보수적인 조정의 반대로 인해 전면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지만, 그의 사상은 훗날 개화파 사상의 토대가 되었어요. 이러한 점에서 박제가는 한국 근대화 사상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았어요.